5월 15일 아침. 평소보다 알람이 일찍 울렸다. 담임 선생님이 오시기 전까지 교실을 풍선으로 가득 채워야했기에. 졸린 눈 비벼가며 카네이션과 고무풍선을 손에 쥐고 현관문을 나섰다. 이른 아침 학교. 서둘러 교실 문을 열면 교탁 위에는 이미 카네이션 다발이 제법 쌓여있었다. 이름이 적힌 꽃다발도 간혹 보였다. 대학생이 되고 맞았던 5월 15일의 아침. 알람은 늘 그랬듯 강의 시작 15분 전이다. 고등학생 때와 달리 스승의 날에 더 이상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의가 끝나고 꽃송이를 챙겨 교수님의 뒤를 따라 나가는 학
한 해 유기동물 수 8만 마리돈만 내면 데려올 수 있는 절차반려인, 올바른 입양 인식 필요 무분별한 판매·번식 규제돼야생명 윤리문제로 유기행위 봐야동물과 사람은 공존하는 존재 전국적으로 매년 9만 마리의 동물들이 길가에 버려진다. 길거리에서 죽거나, 식용으로 끌려가거나, 개인에 의해 구조되는 경우는 제외된 수치다. 도시를 전전하던 유기동물들은 보호센터나 119구조대에 의해 포획된다. 유기동물들은 보호센터에서 입양을 기다리다 끝내 원치 않는 죽음을 맞이한다. TV와 인터넷에서는 작고 귀여운 동물들의 모습이 끊임없이 노출된다. 누군가는
우리 주변에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유기동물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 있다. 유기동물의 눈빛을 외면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래서 오늘도 아이들과 울고 웃으며 함께 부대끼는 사람들. 그들은 동물들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바라며 오늘도 두 팔 걷어 올린다. 별 수놓인 그 눈에 다신 눈물이 고이지 않도록. #1 유기묘입양카페 '지구별고양이'짤랑짤랑. 미닫이문을 열고 카페로 들어서자 곳곳에서 고양이 방울 소리가 들린다. 이대역 근처에 위치한 유기묘 입양카페 ‘지구별 고양이’
TV에서 봤던 작고 예쁜 종류의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은데. 나도 한번 고양이를 키워보고 싶은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당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사람이 아닌 생명체와 함께 산다는 건 수많은 노력과 희생이 동반한다. 동물보호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해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을 정리했다. 첫째. 최악의 상황부터 고려해보자개와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0년 이상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이사를 갈 수도, 가족이 생길 지도 모른다. 변화되는 환경 속에서 자신은 끝까지
사진 | 조재석 기자 · 신주욱 작가 제공
“여러분, 블랙리스트가 우리말로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학살예비자명단’입니다. 박근혜가 무슨 자격으로 이 땅의 1만여 명의 예술가들을 학살예비자명단에 포함을 시킵니까. 이는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얘기입니다.” 지난 10월 18일 광화문 광장, 블랙리스트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소리 높여 외쳤다. 그동안 예술인들 사이에서 의혹으로만 제기돼 온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났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블랙리스트에는 1만여 명에 달하는 문화예술인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한 언론은 조윤선
지난 9일 서울문화재단이 주최한 토론회가 시민청 태평홀에서 진행됐다. ‘블랙리스트의 시대, 예술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연상호 영화감독, 노순택 사진작가, 신현식 앙상블 시나위 대표 등 각계 문화예술인 6명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토론회에서는 △블랙리스트에 대한 문화예술인의 의견 △블랙리스트 시대 예술 검열에 대한 대책마련 등의 논의가 이뤄졌다. 문화예술계 시국선언 이어져 토론회를 시작하며 노순택 사진작가는 문화예술인들의 시국선언에 대해 “사회에 부당함이 만연해 있을 때 이를 깨
지난 5월 한 여성이 강남 한복판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했다. 정부와 언론은 사건을 정의하려 이리저리 헤맸다. 그러는 사이 여성들은 강남역을 찾았다. 포스트잇을 붙이며 피해자의 고통을 통감했다. 그리고 고백했다. ‘나는 오늘 우연히 살아남았다’고. 여성들의 고백은 추모에서 그치지 않았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여성혐오가 기반이 된 페미사이드(Femicide, 여성살해)’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성폭력 사건이 아니었음에도 수많은 여성들은 길거리 필리버스터를 통해 지난날 겪어왔던 개인의 억
싸이의 부터 EXO의 , A.O.A의 그리고 빅뱅의 까지. 최근 인기를 끌었던 대중가요의 뮤직비디오에선 그래피티를 활용한 장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힙합 코드가 대중문화로 자리 잡으며 힙합의 4대 요소 중 하나인 그래피티를 향한 대중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랩, 댄싱, 디제잉과는 달리 그래피티는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도시의 골칫거리가 되기도 한다. 화려함으로 생기를 불어넣다화려한 색감과 거친 표현 기법. 형형색색의 스프레이로 그려진 그래피티는 보는 이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오가는 이가 발걸음을 재촉하는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한쪽 벽면 가득히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다. 친숙하게 웃고 있는 백범 김구 선생, 말쑥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윤봉길 의사, 지나는 이를 지긋이 바라보는 안중근 의사까지. 녹사평역의 그래피티는 거리에서 마주쳤던 그림들과 사뭇 다르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하철역에 독립운동가를 그려 넣은 그래피티 아티스트 레오다브를 만났다. - 그래피티를 어떻게 접하게 됐나“1998년도에 대학을 다니며 힙합 동아리 활동을 했어요. 그때 그래피티를 접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동아리방을 꾸미는 정도로
홍대입구경의선 홍대입구 출구를 빠져나오면 난잡한 그래피티들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공사장의 안전 확보를 위해 격리 목적으로 세워둔 판넬에는 크고 작은 그래피티들이 가득 그려져 있다. 자전거 보관소, 쓰레기 통 옆빠르게. 대충대충.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그린 그래피티를 ‘태깅(Taging)’이라고 부른다. 태깅은 슬럼가의 갱들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구역임을 명시하기 위해 새겨둔 것에서 유래됐다. 태깅은 예술이라기보다 낙서에 가깝다. 압구정 나들목합법적으로 그래피티를 그릴 수 있고 국내에서 손에 꼽히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의 경연
“야 이것 봐라 아직도 달고 있네.”“언제까지 할 거냐 이거?” 친구들이 말했다. 내 가방에 달린 노란 리본을 보며. 순간 나는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두 귀를 의심했다. 친구들과 내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이곳은 안산. 친구들과 내가 함께 자란 고향.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단원고가 있는 동네다. 티내지 않았지만, 내심 화가 났다. 적어도 안산에 사는 우리에게는 결코 남의 일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합동 분향소에서 맡았던 무거운 향냄새가 아직 또렷이 남아있는데. “리본 달고 있는 게 뭐 어때서? 나는 오히려 너희가 이해 안
작은 돌고래. 보랏빛 초승달. 눈이 맑은 고양이. 그리고 노란 리본까지. 타투가 변하고 있다. 과거 온몸을 휘감으며 위화감을 주던 타투는 이제 자신을 잘 나타낼 수 있는 나만의 액세서리가 됐다. 젊은이들은 행복한 추억을 잊지 않기 위해 혹은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만의 패션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 타투이스트를 찾아간다. 영원한 기억을 위해 아로새기다세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는 권민정(여·35) 씨의 오른쪽 발목에는 반려견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권 씨는 반려견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 타투를 받았다고 말했다. “저희
문신사법 두고 논의만 계속정부, 신직업 육성계획에 타투 포함철저한 자격요건과 제도 정비 필요 타투는 더 이상 음지의 문화가 아니다.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타투는 패션 액세서리이자, 개성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타투를 시술받기 위해선 여전히 골목 깊숙이 자리 잡은 타투샵을 찾아 가야 한다. 국내에서 일반인 타투 시술은 현재 불법이다. 국제 타투대회 우승자를 배출할 만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타투지만, 국내 타투이스트의 발목에는 아직도 불법이라는 낙인이 새겨져 있다. 제자리 걷는 타투 합법화 논의타투 합법화의 논쟁
“안전한 시술을 통해 타투를 몸에 새겨 행복한 추억을 갖는 것. 이게 앞으로 우리가 이뤄내야 할 타투 문화인거죠.” 성형외과 조명신(남·49) 원장은 국내에서 손에 꼽히는 타투이스트 의사다. 현재 국내엔 타투를 시술하는 이는 많지만, 타투를 합법적으로 시술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이다. 현행법상 타투 시술은 의료 행위로 구분되고 타투 시술을 하는 의사는 적기 때문이다. - 의사의 신분으로 어떻게 타투 머신을 잡게 됐나“타투이스트가 되기 전까지 저는 타투 제거를 주 업무로 하던 외과의였어요. ‘차카게 살자’ 같은 문신이나, 헤어진 연인
한 번 새기면 지울 수 없는 타투. 그래서 더 고민되는 타투. 타투를 하고 싶지만 어떻게, 무엇을 고려해야하는지 모른다면 잘 찾아왔다. 현직 타투이스트들에게 조언을 구해 타투를 시술받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을 정리했다. 첫째. 타투숍의 위생을 철저히 체크하자타투 시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은 ‘위생’이다. 특히 머신에 사용되는 바늘은 피부에 직접 닿기 때문에 새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작업자가 눈앞에서 밀봉된 1회용 바늘을 뜯어 사용하는지 반드시 확인하자. 가격이 비싸지 않아 바늘을 재사용하는 타투이스트는 드물
요즘 가장 핫한 음악 장르를 꼽자면? 단연, 힙합이다. 신사에서나 홍대에서나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비트와 함께 힙합이 흘러 나온다. 대중음악으로 자리 잡은 힙합은 음악 장르에 그치지 않고 먹거리로, 패션으로, 학문으로 젊은 세대에게 스며들고 있다. 힙합이 삶을 향유하는 하나의 태도이자 방법이 된 것이다. 힙합, 청년의 문화가 되다 혜화동 로터리의 골목길에 위치한 어느 식당에는 힙합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홀에는 미러볼이 반짝인다. 박성훈(남·33) 씨가 운영하는 힙합 식당 아워프레임이다. 어렸을 때부터 힙합에 매료됐던 박 씨는 4
‘날 보면 군대에서도 뒤로 할 걸 국가안보, 여성의 동성애는 분명 나로 인해 감소, 왜냐면 내 Flow에 흥분하거든’ 작년에 이어 올해도 힙합 아티스트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자신을 크리스천 래퍼라고 소개한 비와이가 에 출연해 동성애자 비하를 암시하는 가사를 발표해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힙합이 대중음악으로 자리 잡아가는 가운데 끊임없는 힙합 속 혐오 논란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뒤틀린 남성성, 어디서 시작됐나 디스(disrespect, dis)는 더 이상 낯선 콘텐츠가 아니다. 매 시즌 인기를 끌
“Put your hands up! 손 머리 위로!!” 관객석을 향해 아티스트가 외친다. 관객은 탄성과 함께 핸드사인을 지어 올리며 아티스트에게 호응한다. 힙합에서 핸드사인(Hand sign)은 아티스트들이 속해 있는 레이블과 크루를 상징하는 일종의 수신호다. 레이블은 수익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힙합 기획사의 개념이고, 크루는 아티스트 간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그룹이다. 각각의 레이블과 크루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명칭과 핸드사인이 있다. 관객은 멋진 공연을 보여준 아티스트에게 리스펙트의 의미로, 혹은 레이블과
영화 의 한 장면이다. 분노한 헐크와 아이언맨 헐크버스터가 도심 한복판에서 건물과 차량을 때려 부수며 전투를 벌이는 상황. 토니 스타크는 도시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막기 위해 헐크를 피해 비행하던 중 빈 건물 하나를 발견한다. 건물을 바라보자 슈트 속 화면에는 건물주, 가격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토니는 그 자리에서 건물을 사들이고 빈 건물로 장소를 옮겨 헐크와의 난투를 이어간다. 영화 속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기술이 대중에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왔다. 스마트폰으로 도로를 비추면 건물명과